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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 감상 후기

미나리를 보고 나왔다. 사실, 많은 기대는 하지 않고 영화관으로 향했다. 상을 휩쓸고 있음을 물론 알고 있었지만 기생충처럼 영화를 통해 메시지를 담으면서 대중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앞에서 말한 '가치'라는 것이 거창한 걸 뜻하진 않는다. 다만, 영화가 재밌고 그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나리라는 제목에 감독이 무엇을 내포했는지보다 그냥 영화가 재미있었다라고 말을 해드리고 싶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 등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는 않는다. 다만, 모니카(한예리 배우)의 아버지가 전쟁으로 돌아가셨다는 것, 폴이라는 제이콥(스티브 연)의 농사 파트너가 6.25를 참전했다는 것만이 나오는 것 같다.(정확한 건 아니다.)

이 뒤로는 영화 내용이 나옵니다.

제이콥과 모니카는 사람 없는 곳으로 향한다. 바퀴달린 집에 토네이도가 몰아치면 날라가버리는 간이형 집. 거기서 제이콥은 자신의 꿈을 펼치려고 한다. 서로를 구원해주기 위해 미국으로 왔다는 그들의 개척기가 시작된다. 아들 데이빗의 심장이 안좋아 병원이 가까운 동네에 살기를 원했던 모니카지만 제이콥의 꿈을 위해 양보를 한다.

아들 데이빗과 딸 앤, 이렇게 4명의 가족이 아칸소(다크나이트에서 들어봤던 것 같기도..)라는 동네에 정착을 하고 제이콥은 땅을 개척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낯선 사람, 낯선 동네는 모니카를 외롭게 했고 둘은 결국 한국에 있던 순자(윤여정 배우)를 미국으로 모셔온다.

순자는 전형적인 한국 할머니다. 하지만 데이빗과 앤은 그런 한국형 할머니가 낯설다. 미국의 문화권에서 태어나 줄곧 살아왔던 아이들은 순자가 하는 행동이나 태도를 이해하지 못한다.(쿠키 굽는 법을 배워야지...)

순자와 아이들이 지내면서 한국 문화와 미국 문화가 상충하면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런 충돌과 갈등이 어떻게 해결되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어떻게 굳건해지는지를 보여주는 영화같았다.

사실, 미나리라는 영화 제목이 나에게 전해오는 메시지가 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했다. 다만, 미나리라는 생물이 아무데서나 잘 자라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런 속성과 한국인들의 적응력(?), 뿌리를 내리는 힘(?)그런 걸 내포하는 것 같았다.

아픈 심장 때문에 뛰지 못하는 데이빗이 일련의 이유로 순자에게 달려가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에서 말로는 설명 못할 생명력같은 게 느껴졌다.(극 스포니까 구체적인 내용은 쓰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결말이 맥없게 끝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서사의 마무리가 불분명하고 더 내용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아쉬움정도? 이것 또한 영화를 잘 만들었기에 이런 생각이 드는 거라고 믿는다.

정리하자면, 잘 만든 드라마다. 잔잔함 속에서도 적절하게 갈등이 배치가 되어있고 가족 간의 드라마적인 서사를 통해 우리에게 주는 울림도 있다. 영화관에서 보시길 추천드린다.

ps. 쿠키는 없다. 크레딧이 짧으니 보고 나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아이들의 연기가 극의 중심을 잘 잡아간다.(어디서 저런 보물들이 나왔는지)

그럼 이만